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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리뷰 (감정조절, 분노, 자기돌봄)

영원한 우주 2025. 4. 19. 11:20

 

감정조절을 돕는 독서 분위기 이미지

1. 감정은 조절 아닌 이해가 먼저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라고 배워왔습니다. 화를 참는 게 어른스럽고 속상해도 내색하지 않아야 사회적으로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죠. 그래서인지 감정이 크게 흔들릴 때면, “왜 또 이러지?”, “나는 왜 이렇게 못 견디지?”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게 돼요. 하지만 권수영 교수는 말합니다. “감정은 억제하거나 통제할 대상이 아니라 먼저 이해해야 할 언어”라고요.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은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줍니다. 감정은 우리의 내면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이며 그 자체로 옳고 그름이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는 신호라고 말해요. 이를테면 분노는 종종 경계를 침해당했을 때 나를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두려움은 변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경계 반응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지금 올라온 그 감정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내 안에 일어났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보라고 말해요. 감정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생긴 ‘나의 반응’ 일뿐이라는 것. 이걸 이해하고 나면 감정에 휘둘리는 빈도도, 그 감정이 남기고 가는 상처도 훨씬 줄어들 수 있어요.

조절은 이해 다음에 오는 것. 감정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건, 그 감정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내 마음이 왜 그런지 묻는 연습이에요.

감정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내 마음이 왜 그런지 묻는 연습이에요.

권수영 교수는 감정을 조절하려면 먼저 그 감정을 '줄이는 것'보다 '지켜보는 것'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감정은 나를 해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반응일 수 있기 때문이죠. 분노가 나의 경계를 지키려는 반응이고, 두려움이 변화 앞에서 나를 보호하려는 감정이라면, 우리가 해야 할 건 그 감정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읽어내는 것**이에요.

그리고 감정을 조절하는 힘은 즉각 반응을 멈추는 짧은 간격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잠깐 멈추기, 한숨 쉬기, 내 감정을 글로 써보기. 이런 아주 작은 습관들이야말로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내가 감정의 주인이 되는 진짜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2. 분노에도 이유가 있다

우리는 ‘감정’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두 부류로 나눕니다. 기쁨, 사랑, 감사 같은 ‘좋은 감정’과 분노, 질투, 수치심 같은 ‘나쁜 감정’. 그래서 후자의 감정들이 올라올 때면, “이런 감정 가지면 안 되지”, “이런 내가 싫어”라며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죠.

하지만 권수영 교수는 말합니다. “그 감정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감정을 대하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바로 그 감정들이 사실은 가장 먼저 “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는 반응”이라고 설명해요. 예를 들어 분노는 경계를 침범당했다는 신호이고, 질투는 내가 잃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표시이며, 수치심은 내가 속한 사회 속에서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표현일 수 있죠.

이렇게 바라보면, 그 감정들은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너 지금 상처 입고 있어”, “이 관계가 너를 힘들게 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내면의 메시지입니다. 이 감정들을 미워하거나 없애야 할 대상으로만 보면 오히려 그 감정들은 억눌리다 더 큰 상처로 돌아오기도 해요.

감정은 원래 나쁜 게 아니라, 그저 지금 나의 필요와 상처를 드러내는 언어일 뿐. 그 말을 조금만 들어주면, 그 감정은 흩어지듯 가라앉기도 합니다.

질투, 분노, 수치심. 우리는 이런 감정을 흔히 ‘나쁜 감정’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그런 감정이 올라올 때면, “내가 왜 이렇게 못나지?”,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거야” 하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하게 돼요.

하지만 권수영 교수는 말합니다. “그 감정들이 문제가 되는 건, 그것 자체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 감정을 대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바로 그 감정들이 사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반응하는 마음이라고 말해요.

질투는 “나는 저걸 갖고 싶다”는 아주 솔직한 욕망의 표현이에요. 그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들여다보면, 지금 내 안에 어떤 소망이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질투는 타인을 미워하는 감정이 아니라, 내 안의 바람을 알아차리는 기회일 수 있어요.

분노는 우리가 침해당했다고 느낄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경계를 넘은 말이나 행동 앞에서, “이건 아니잖아”라고 반응하는 마음이죠. 그래서 분노는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것을 알아보는 힘일 수도 있어요.

수치심은 내 민감한 부분이 드러났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거절당할까 봐 느끼는 감정이에요. 나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인데, 실수나 비교 앞에서 그 가치를 놓치게 되는 거죠. 이럴 땐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나 자신에게 건네줄 수 있어야 해요.

이렇게 보면, 우리가 나쁘다고 여겨온 감정들은 사실 다 우리 안에 있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무시하거나 없애려고 애쓰기보단 그 감정이 알려주려는 걸 한 번만 들어주면, 그 감정은 더 이상 나를 흔들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 마음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어요.

3. 감정에 흔들릴 때 필요한 자기 돌봄

감정을 알아차린다는 건 분명 중요한 시작이에요. 하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알게 됩니다. 슬픔을 알아차렸다고 상실감이 당장 사라지는 건 아니고, 분노를 이해했다고 해서 억울함까지 정리되는 건 아니죠. 감정은 흔히 ‘알아차림’에서 멈추지 않고, 그 너머의 깊은 욕구를 향해 있습니다.

권수영 교수는 말합니다. “감정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지금 내 안에서 채워지지 않은 어떤 갈망의 언어”라고요. 우리가 화를 내는 건 정말 상대 때문일까요? 아니면 ‘나는 지금 인정받고 싶다’,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 깊숙한 곳의 외침 때문일까요?

책에서는 상담 사례를 통해 이런 장면이 등장합니다. 늘 작은 일에 분노하던 한 사람은 사실 어릴 적부터 반복되던 비교와 무시 속에서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누군가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분노는 ‘당장 화나서’ 터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 보상받지 못한 마음이 오래도록 자리 잡고 있었다는 신호였던 거예요.

그래서 자기 돌봄은 감정을 ‘없애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그 감정이 말해주는 욕구를 내가 어떻게 들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대화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인정받고 싶었지?” “지금 그 인정은 누군가에게 받아야만 가능한 걸까, 내가 나에게 줄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들이 우리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슬픔이 오래 머물고 있다면, 그건 그만큼 잃어버린 존재가 소중했다는 뜻이고, 분노가 자주 올라온다면, 그만큼 내 경계가 반복적으로 무시당했을 수도 있어요. 감정은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 안엔 언제나 나를 위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자기돌봄은 완벽하게 감정을 통제하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감정 속에서 조용히 내 편이 되어주는 연습이에요. “오늘도 참 힘들었구나”, “이 감정이 괜찮지 않아도, 나는 괜찮아.” 그렇게 나 자신을 붙들어줄 수 있다면,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는 대신, 감정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때로는 나쁜 감정이 내가 아닌 누군가의 감정일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감당하지 못한 화와 슬픔을 가장 가까운 나에게 쏟아놓기도 하죠. 그럴 때 우리는 어느새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주는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그걸 받아야 했던 나의 마음도 감정입니다. 그 순간 내가 느낀 억울함, 지침, 슬픔 역시 소중한 감정이에요. 자기돌봄은 ‘상대의 사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이 해쳐졌다는 사실을 내가 먼저 인정해 주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나는 지금 지쳤고, 이 관계가 나를 힘들게 하고 있어.” 그걸 말로 꺼내는 연습이 누군가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첫걸음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4. 결론:『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이 남긴 것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은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이야기해요. 감정은 없앨 대상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보내는 가장 진실한 신호라고요.

분노, 질투, 수치심, 상실감… 우리는 그 감정들 앞에서 자주 흔들리고, 때로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을 미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감정들이야말로 “내가 지금 어떤 상처를 안고 있고,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려주는 언어라는 걸 조용히 깨닫게 해 줍니다.

그리고 감정을 이해한다는 건 단지 흘려보내는 걸 넘어 내 욕구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그 감정을 겪는 나를 따뜻하게 돌보는 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해요. 자기 돌봄은 ‘괜찮은 척’하는 게 아니라 “지금 힘들다”는 나의 목소리를 듣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더는 감정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의 감정을 대신 떠안으며 감정 쓰레기통처럼 여겨지지 않기 위해, 이제는 나를 먼저 지켜야 할 때입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도, 돌보는 것도, 이제는 내 편에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내 감정을 소중하게 이해하면 나 자신을 더 이해하게 되고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내겐 늘 내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본인의 감정을 함부로 쏟아내던 가족이 있습니다. 늘 참아주었지만 돌아오는 건 관계의 파국이었습니다.

이제 저도 내 감정을 제대로 돌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게 나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부정적 감정에 대한 죄책감으로 힘드신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