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이성과 대립되는가?마사 누스바움은 『감정 수업』에서 감정을 단순히 이성과 대립되는 본능적 반응이나 비합리적인 요소로 보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녀는 감정이란 것이 특정한 가치 판단과 신념을 포함하는 ‘인지적 판단’의 형태라고 주장하십니다. 이는 기존의 서양 철학 전통, 특히 스토아 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관점이기도 하지만, 누스바움은 이를 현대 사회의 맥락으로 끌어와 섬세하게 풀어내십니다.그녀에 따르면, 감정은 단순한 반응을 넘어서 ‘어떤 대상이 나에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담고 있는 인식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느끼는 슬픔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 삶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닌 존재였는지를 반영하는 판단이자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은 무조건 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