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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함께 춤을』 리뷰 (감정조종, 관계의 경계, 자기회복)

1. 그들은 왜 악마가 되었는가-감정 조종『악마와 함께 춤을』에서 말하는 ‘악마’는 단순히 악의로 가득 찬 인물이 아니다. 그들은 종종 다정하고 따뜻하며, 누군가에게는 구원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다정함은 혼란으로, 그 친절은 통제로 변해간다. 그리고 결국, 관계는 “상처가 사랑처럼 가장된 리듬” 속에 빠져든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스라이팅’이나 ‘감정 조종’은 그저 상대가 나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들은 조종자가 되기 이전에 자기 안의 상처를 직면하지 못한 채 타인을 통해 그것을 반복 재현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이 책은 말한다. “악마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종자들은 자신도 과거 어딘가에서 애매한 관심, 조건부 애정, 감정적 불안 속에 방치..

카테고리 없음 2025.04.20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리뷰 (감정 바라보기, 관계의 거리 두기, 자기회복)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는 육아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회복하는 한 사람의 다정한 선언에 가깝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네는 감정 회복 에세이다. 1. 감정에 반응하지 않고 바라본다는 것사람 사이에서 힘든 순간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별말 아닌 한마디에 상처받고, 표정 하나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그 반응은 더 크고 복잡하게 밀려온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감정에 곧장 반응해 버린다.『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에서 이은경 작가는 그 익숙한 ‘즉각 반응’을 멈춰보자고 제안한다. 감정은 느끼되, 그 감정에 휘둘려 곧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 그건 무시하는 게 아니라, 나를 다치게 하..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리뷰 (감정조절, 분노, 자기돌봄)

1. 감정은 조절 아닌 이해가 먼저입니다우리는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라고 배워왔습니다. 화를 참는 게 어른스럽고 속상해도 내색하지 않아야 사회적으로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죠. 그래서인지 감정이 크게 흔들릴 때면, “왜 또 이러지?”, “나는 왜 이렇게 못 견디지?”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게 돼요. 하지만 권수영 교수는 말합니다. “감정은 억제하거나 통제할 대상이 아니라 먼저 이해해야 할 언어”라고요.『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은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줍니다. 감정은 우리의 내면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이며 그 자체로 옳고 그름이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는 신호라고 말해요. 이를테면 분노는 종종 경계를 침해당했을 때 나를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두려움은 변화에 ..